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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찾아서: (1) 내가 원하는 키보드의 조건


키보드를 알아보게 된 계기

키보드 구입을 결심했다. 노트북 키보드 키감이 워낙 엉망이기도 했고, 타자 입력 시간이 늘어나 기계식 키보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난 펜타그래프 키보드로도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독수리 타법이고, 얕고 얕은 XPS 13의 키보드로도 충분히 글을 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손목은 정직했고, 주변 PC방은 기계식 키보드 투성이었다. 글 쓰는 양이 늘어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자, 키 인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못하는 동네 PC방의 3만원대의 앱코 기계식 키보드가 훨씬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자칭 애플 빠돌이인만큼 '매직키보드'를 구입하려 했으나, 그렇게 하면 왠지 마우스도 매직마우스를 써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마우스는 이미 구입을 결심한 모델이 있고, 나름대로의 '깔맞춤'을 중시하기에 애플 제품은 구입하기 싫었다. 그렇게 '기계식 키보드 구입'을 결심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나에게 필요한 모델은 무엇이었는가

1. 무선 (유선 사용도 가능하면 더 좋음)

2. 갈축 혹은 무접점

3. 텐키리스

4. 믿음직한 브랜드


우선 난 무선이 필요했다. 원래도 책상 정리, 케이블 정리에 투자하는 시간들이 아깝다고 생각했었다. 원래 정리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더욱 무선이 필요했다. 게임을 자주 하지도 않을 뿐더러, 건전지 등의 불편함은 내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선 없이 깔끔한 모습이 아니면 안되는 고도의 무선 집착증을 가진 내게는, 무선이 필수적이었다. 


사실 제일 힘든 조건이었다. 나는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무접점을 제일로 치고, 그 다음을 갈축으로 본다. 이게 다 리얼포스를 만져본 경험 - 눈만 높아졌 - 때문이다. 애초에 소음을 싫어하거니와, 주변에 민폐 끼치는 것도 싫고 내 스스로가 조용한 환경을 좋아하는 영향도 있다. 갈축이 잘 맞기도 맞았다. 갈축이 아니면 구입하기 꺼려졌고, 갈축이 있는 모델에는 원하는 브랜드 혹은 디자인이 아니었다. 원하는 제품군과 디자인에는 갈축 생산품이 없었다. 


그리고 나에겐 텐키가 필요 없었다.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 성격이기도 하거니와, 노트북 키보드의 효율적인 작업 환경 (두 손으로 터치패드와 키보드를 오가며 작업하는)에 감탄해 텐키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LG 그램과 같이 15인치 텐키가 달린 노트북의 거지같은 터치패드 배열을 생각하면, 텐키에 대해 남아있던 정도 사라지는 그런 상황이었다. 난 텐키 키보드가 싫었다. 있으면 쓰지만, 없는게 더 좋은 그런 느낌.


위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키보드를 찾아보니 필코 마제스터치 컨버터블2 정도랑, ikbc DC87 (CD87BT와 동일 모델로 추정)밖에 없었다. 필코는 다 좋은데 레오폴드나 리얼포스보다 부족한 디자인에과 만듦새에, 가격은 레오폴드보다 더 받아먹었다. 딱히 이 키보드에 별 대단한 장점이 없어보였다. 대체재도 없었지만. 아무튼, 선택지가 세가지로 좁혀진 상횡아있다. 


1. 필코 마제스터치 컨버터블2 

2. ikbc DC87

3.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중국제 유사 모델.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 본 결과

필코 마제스터치 컨버터블2는 돈 값을 못한다고 느껴졌다. 보강판의 만듦새나 Num Lock 키 인근 마감, 키보드 폰트 등은 정을 붙일래야 붙일 수 없었다. 당장 노트북 말고 ,아이맥이나 맥북에서도 사용하게 될텐데 그런 디자인과도 잘 어울릴 지 확신할 수 없기도 했다. 


사실 난 2번 선택지의 ikbc는 잘 몰랐다. 그냥 'C타입까지 들어간' 유무선 겸용 기계식 키보드의 존재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었다. (추후 내용 추가 예정)